[스크랩] 가을을 따고, 줍다. 웃골농원에서 공짜로 밤 줍고, 밤 먹기
수확의 계절, 가을.
수확의 즐거음을 맛볼 수 있다면...
아이들이 가을 정취 가득한 자연속에서 땀을 흘리며 과실을 따 볼 수 있다면...
생각만 하던 중,
블로그 이웃 쌀점방님의 글을 통해 웃골농원을 알게 되었는데...
(쌀점방님의 '쏟아지는 알밤 줍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http://blog.daum.net/aqa3213/1024)
충남 부여에 있는 웃골농원에서 밤 줍기 체험은 무료이고, 주운 밤의 10%를 가져가게 해준다는 내용.
이런 땡잡을 일이 있나??
근교에 밤줍기 체험을 하는 농장이 더러 있지만,
체험비는 비싸고, 밤도 많지 않고, 밤또한 그다지 크지 않아 만족도가 높지 않다고들 하던데...
웃골농원은 언뜻 보아도 밤이 튼실해 보였다.
웃골농원에 대해 좀 더 알아볼 생각으로, 검색을 해보니.
웃골농원의 웃골지기님과 웃골댁님의 블로그를 발견.^^
(웃골님은 얼마전 네이버로 옮기셨고, http://blog.naver.com/xosx951
다음은 여전히 웃골댁님이 지키고 계시고, http://blog.daum.net/jokja10 )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이던 바로 그런 곳.
알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입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가는 그런 곳. 심봤다!!!^^
반나절 밤을 줍고, 또 반나절 부여 구경을 한다면
우리는 또 하나의 아름답고 완벽한 가을 나들이를 하게 될 터였다.
일정을 계획하며, 청주 처가에 들리기로 했는데,
우리의 계획에 처형 두분이 동참하기로...
우리 네식구와 큰 처형과 하영이, 작은 처형과 유경이. 모두 8식구가 동행하였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부여에 있는 웃골농원에 드디어 도착했다.
(충남 부여군 내산면 조암리 423번지, 010-7245-2891)
귀농하신지 12년째,
무농약으로 4만5천평의 밤농사와 표고농사를 짓고 계시다고.
그 넓은 밤나무밭을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웃골지기님이 일일리 풀을 베며, 정성으로 가꾸고 기르신다고...
밤은 햇볕을 잘 받아야 하는 과실이라,
밤나무를 솎아내어 모든 밤나무가 고루고루 햇볕을 잘 받게 키우고 있어서 다른 곳보다 밤알이 크고, 맛이 좋다고...
언뜻 상상하기 어려운데...
드디어 웃골지기님으로부터 간단하게 주의사항을 듣고,
밤은 한그루 한톨한톨 빠짐없이 주워야 한다는 말씀.
대충 줍고 지나가버린다면 다음에 오는 사람은 이미 줍고 간 곳으로 생각하며 지나쳐 버릴 수 있으니...
또, 일손도움을 받는 취지로 참가비가 없고, 주운 밤의 10%를 돌려 드리나, 생업으로 하는 일이니 몰래 따로 챙겨가시면 곤란하다는 말씀.ㅎㅎ
설마 그런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꼭 있다는...
처형 두분까지 함께 동행하다보니, 행여나 만족도가 떨어지면 어쩌나... 속으로 걱정을 했었는데.
크고 튼실한 밤을 보는 순간 감탄사를 연발해야 했고,
참으로 달고 시원한 수박도 주시고...
밤을 줍고 내려오니, 무한리필로 밤을 구워주시고...
막걸리로 주시고, 밤이 들어간 맛난 고들빼기 김치도 주시고...
또, 주은 밤을 저울에 달아 주운 밤의 10%를 노동의 댓가로 돌려주시니...
그저 감격할 밖에...
한 자루의 밤을 들춰메고 돌아오는 길,
우리는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웃골지기님, 웃골댁님과 인사를 하며,
다음에 또 올 것을 약속했다.
밤색으로 잘 익은 밤이 밤송이를 비집고 당장이라도 떨어질 듯한 기세다.
이런 밤을 본 적이 언제였던가??
이렇게 밤을 주워 본 적이 또 언제였던가??
크고 탐스럽고 튼실한 알밤을 보는 순간, 여기 오길 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웃골농원에 도착한 민수.
자세가 범상하다. 여기 있는 밤을 다 주워주마~~~ㅋㅋㅋ
웃골지기님을 따라 산으로 오르는 길.
이렇게 넓고 많은 풀을 제초제를 쓰지 않고 손으로 베신다는 말씀?!!!
늘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걱정하는 아내는 무척 감격해버린 모양.
이렇게 하신다면 무엇이든 믿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여러차례...
다음에 표고버섯 계절이 오면 그때도 꼭 오자고.
떨어지는 밤송이에 얼굴을 맞을 수도 있고,
밤송이를 까다 손이나 발을 찔릴 수도 있다.
숙련된 아저씨들이 앞서 장대로 밤송이를 털어 주시면, 뒤따르며 밤을 주으면 된다.
밤송이에 찔리지 않게 장갑 두개를 겹쳐 끼우면 좋다. 아이들은 집게를 사용하면 더 안전하다.
웃골농원에서 집게에서부터 장갑, 자루까지 모두 제공해준다.
일손도움을 제대로 받기 위해 미리 준비두신 듯.^^
준수와 민수, 조심조심 밤을 줍기 시작.
민수는 집게로 밤송이를 옮기고...
준수는 발로 밤송이를 까서, 집게로 알밤을 모아 담는다.
이게 재미가 쏠~쏠~~하다.^^
민수는 아빠와 공동작업~~
아빠가 밤송이를 까서 알밤을 꺼내면 민수가 자루에 담는다.
알밤 하나 담고, 얼마나 담았나?? 들여다보고...
또 한알 자루에 담고, 얼마나 담았나?? 확인하고...^^
한알도 빠지지 않게 잘 주워 담아야 한다.
아빠!! 이거 대빵 재밌네~~~^^
알밤 한알이 민수 한손 가득하다~~ 흐믓한 표정~~
얼마나 주웠을까?? 어디선가 들려오는 웃골지기님 목소리~~ 모이셔유~~~ ㅎㅎㅎ
달콤한 무농약 수박 새참.
별로 공짜를 먹어본 적이 없는 우리들... 어디가서도 공짜를 먹어본 적이 없는 우리들...
이거 그냥 먹어도 되는 건가요?? ㅎㅎㅎ
어찌나 달고 맛있던지...
웃골지기님 옆에서 계속 수박 있는대로 많이 썰어 놓으세유~~~
수박참을 먹고 난 우리는 본격적으로 밤을 줍기 시작.
온 산 가득 탐스럽게 익어가는 가을...
우리는 가을을 털고... 가을을 따고... 또 가을을 주웠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가을이 우리 두 손에 가득했다.
조금 뒤늦게 도착한 처형 두분과 하영이, 유경이가 밤줍기에 동참했다.
조금 일찍 밤을 주워본 민수, 쫑알쫑알 두 누나들을 가르친다.^^
이~~ 만큼 가득 알밤을 주웠어요~~^^
민수의 양볼이 꼭~~ 알밤처럼 보이네~~
손에 손마다 큰실한 알밤이 가득가득~~~
큰 처형과 하영이 손에도~~
작은 처형과 유경이 손에도~~
준수와 민수의 손에도 알밤이 가득~~~ 가을도 가득가득~~~
우리 가족이 주은 알밤. 커다란 자루 한가득~~
커다란 자루 한가득~~. 예상보다 많이 주웠다.
큰 처형이 막판에 저력을 발휘한 탓.^^
정오가 한 참 지난 시각, 더이상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돌아 내려오는 길.
밤나무에서 밤벌레 한마리가 준수의 몸 위로 떨어졌다.
징그럽다고 도망도 칠 듯 한데, 밤벌레도 신기한 모양..^^
밤벌레가 유경이도 신기한 듯.
큰 오빠인 준수, 자상하게도 보여준다.^^
역쉬~~~ 멋을 아는 가을 남자 민수.
음~~~ 그럴싸해~~~ ㅋㅋㅋ
산을 내려오는 길 양옆으로 여러 곡식들이 가득하다.
배추도 보고, 콩도 보고, 깨도 보고~~
잘 익은 감도 가을 정취를 더해주고...
웃골농원에 도착하니, 먼저 내려오신 분들은 벌써 막걸리와 구운 밤 파티를~~
뒤늦게 합류한 처형과 아내가 막걸리를 주고 받는다.
그저 곡차를 사랑하는 우리 가족~~~ㅎㅎㅎ
밤을 겯들인 고들빼기 김치가 막걸리 맛을 더하고~~
아이들은 다시 구운 밤과 수박을 양껏~~
마당 한켠에서는 쉴새없이 밤이 구워지고~~
우리는 먹고 또 먹고~~
태어나서 구운 밤을 이렇게 많이 먹어보기는 처음~~
방문객이 많아 몇차례나 산을 오르내리신 웃골지기님.
힘드실 법도 한데, 마냥 즐거운 표정이시다.
오늘은 웃골농원에 밤보다 사람이 많은 날이라고~~~ㅎㅎㅎ
열심히 사진을 찍으시고~~~
우리 사진도 웃골지기님 블로그에 올려지려나~~??
드디어 정산시간.ㅋㅋㅋ
웃골댁님이 가족 가족이 주워온 밤을 저울에 달아 무게를 확인한 후,
그 10분의 1을 가방에 담아 돌려주신다.
역시 마음은 콩밭에 있었던 것일까? 분위기 술렁술렁~~
저울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제일 많이 주운 가족은 어른 9분이 오셔서 137kg을... 허걱~~~
알밤 14kg을 받아가신다. 부럽~~~^^
드디어 우리 차례.
준수, 행여나 한알이라도 빠질까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중~~~
이 녀석~~ 밤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나보다~~ ㅎㅎㅎ
우리 가족이 주운 밤 47kg.
5kg의 밤과 함께 부채도 받았다.
너무 기쁘고 뿌듯한 준수~~
우리는 다시 처형네와 삼등분을 해서 나눠 가졌다.
받아온 밤보다 훨씬 더 많은 뿌듯한 행복이 우리 마음 속에 가득했다.
밤 줍기가 너무 재미있었다는 민수, 언제 다시 오냐고 묻는다.
웃골농원에 강아지 두마리.
조심조심 다가가는 준수에게 앞발을 들고 달려든다.
강아지가 좋아해서 함께 놀자고 하는 것이라 생각한 준수, 또 벌써 강아지와 정이 들어버렸나보다.
정이 많고, 또 금새 들어버리는 준수, 어딜가도 헤어지기 서운해 아쉽다.
아직은 겁이 많은 민수.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 손짓만~~~
구운 밤과 수박, 고들빼기와 막걸리를 배불리 먹은 후, 돌아나오는 길.
이렇게 먹고, 놀고, 수확의 뿌듯한 기쁨도 맛보고,
게다가 밤까지 한아름 받아와서 좋기는 한데...
웃골농원은 어찌되나?? 뭔가 남는 것이 있기는 한걸까??
일손이 부족한 농촌이지만,
우리가 이렇게 어설프게 주워모은 알밤이 도움이 되시는 걸까?
우리가 받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어야 하는 것일텐데...
웃골지기님 말씀. 많이 알려주시고, 많이 찾아주시고, 맛있게 먹어주시면 됩니다.^^